주고 받는 말

2023. 7. 2. 12:06사주읽기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가 참 다정하십니다

재치 있게 말씀을 잘하시네요?

 

말할 사람이 없어요 우리 남편은 나한테 말하지 말래요 네 생각은 니 머릿속에 두라고.

 

눈보라 치는 사주죠?

말에 가시가 있고 상대를 기함하게 합니다

계유일주가 변덕스러움과 신경예민의 대명사죠

너무 맑고 순수하고 티끌하나 없습니다. 작은 바위틈에 졸졸 흐르는 옹달샘인데

약간의 오염도 혐오합니다. 자기는 유유하게 깨끗히 흘러가고 싶으니까요

 

대화를 하다보면

내 말을 가로채는 사람이 있어요

상대가 뭔가 말하면 그것에 대한 본인의 생각과 경험을 덧붙여 결론까지 다 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세세하게 하나하나 다 이야기하려니 듣는 귀는 지칩니다

상대의 표정이 어두워지고 지루해하는 거 같으니

말을 해도 신나지 않지요

본인은 속시원히 말을 못 하니 섭섭하고요

남편은 아마 이런 상황의 반복에 아예 입을 다물라고 한듯합니다

저도 말 한마디 못하고 그저 듣기 바쁩니다

상담자와 내담자가 바뀐 듯합니다

 

어린이집 교사인데 모은 돈을 다 친정에 준다고 합니다

홀어머니를 늘 걱정하고 장녀라서 동생을 챙깁니다

결혼 후 줄곧 매달 30만 원씩 따로 드렸고요

가난한 친정이 안쓰러우면서도 이젠 엄마가 놀러 오신다고 하면 지친다는 교사님

남편은 권위적인 사람이라 매번 밥상머리에서 반찬시중드는 게 힘들다고 합니다

 

아내를 사랑하니까 친정에 꼬박꼬박 용돈 챙겨 주고 

아내가 번돈은 고스란히 친정에 드리고 

처남에게 차 넘겨주는 남편이 고맙지 않으세요?

그게 기본값이 되고 당연한 게 돼버리면 안 됩니다

남편에게도 한계가 있겠지만 그 한계에도 불구하고 49 대 51이라면

괜찮음이 51퍼센트라면 괜찮은 거예요

 

알고는 있는데 때때로 잊고 있을 때 그 사실을 상기만 시켜줘도

만족스러운 상담이 됩니다

사주든 심리든 타로든

전문영역이 아니라도 주변에 좋은 친구 하나 있다면 그분이 훌륭한 상담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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