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내림

2023. 7. 13. 14:54사주읽기

신내림을 받으라는데 어떻게 할까요?

 

 

영매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20년도 더 된 작품이고 설경구 씨가 내레이션을 했어요

다큐다 보니 실제 굿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이 집 아들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자 집 마당에서 굿을 합니다

무당에게 아들이 빙의해서 엄마 엄마 자기는 죽은 게 너무 억울하다고 소리칩니다

엄마랑 부둥켜안고 마구 웁니다

모두 다 엉엉 웁니다

 

제가 느낀 것은 무당의 영험함도 신기하지만

죽은 자와 산 자가 만나서 생전에 풀지 못한 묵은 생각과 심정을 쏟아내고 

그 자체로 애도가 되어 완결이 된다는 점이었어요

 

산 사람은 살아야지 이런 말이 있죠

산 사람은 어떻게든 끝을 맺어야 다시 힘을 내서 이승의 삶을 지속할 수 있잖아요

아들이 죽었는데 젊은 나이에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했는데

어머니로써 그 감정을 말로 글로 표현할 길이 없잖아요

 

이런 구체적 의식을 통해서 한을 풀고 넋을 위로하니

말 그대로 십 년 묵은 체증이 사라지는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었어요

이래서 굿을 하나 보다

아주 비싼 심리상담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내담자에게 무당이 되라던지 사주쟁이가 되라던지 

상담자 입장에서도 쉽게 내뱉지 못하는 말입니다

저는 무당사주는 어떤 건지 알지 못합니다

사주의 여덟 글자가 비세속적이고 사회와 손잡는 동작이 느린 사주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나름대로 사회에서 한 사람의 몫으로 소속되어 살아갈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이 분은 빚이 많아 갚을 길이 막막하고 윗집 아랫집 누수로 고생하고

몸도 아파 췌장수술 자궁시술 허리에 도수치료를 받고 계시고

몸이 아프니 환청이 들리고 헛 것이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 아이도 제대로 케어할 수 없습니다

어렵사리 일자리를 구해서 출근하기 며칠 전에 갑자기 아파서 병원에 실려가는 경험을 수차례 하니

출근이 겁이 나고 무섭습니다

오늘은 무슨 일이 터질까 조마조마합니다

집터가 안좋다. 신병이다. 주변에서 말이 많답니다

지칠 대로 지친 상황에 어느 누가 버틸 수 있을까요?

 

신내림이 답이 될 수 있을지 제 분야가 아니라서 답을 드리지 못했어요

상담료는 돌려드렸습니다

공부는 해도해도 끝이 없고 제자신이 작아지는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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