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곳에서
작년 한 해 너무 힘들었습니다 원래 하던 일을 하고 싶은데 올해 이직이 될까요? 형충귀문이 중중한 사주입니다 좋은 관을 깍아먹고 있지만 그래도 내세울만한 직장입니다 남한테 아쉬운 소리를 못하고 혼자 끙끙 앓는 타입입니다 고귀한 삶에 대한 지향과 동경이 있지만 귀가 얇고 고지식해 세상물정에 어두워요 원재 전공이 예술인데 방송사 쪽으로 일하다 부모님 권유로 공기업에 입사했지만 남들이 부러워 할만한 좋은 직장이라도 내가 힘들면 힘든거죠 올해보단 내년에 이직을 도모해 보세요 올해 이직을 하려면 눈높이를 낮춰야 하거든요 평소라면 거들떠보지 않았던 수준의 일도 마다하지 않고 덤벼듭니다 지금이 너무 힘들기 때문에 도망치듯 낯선 데서 의욕적으로 가담하게 됩니다 버스 종점이나 막다른 곳에서 새 출발이 됩니다
2024.02.01